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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9 07:22 수정 : 2019.08.09 11:26

그래픽_김승미

정치BAR_이지혜의 지혜로운 국회생활

도쿄 공기중 방사능 측정치는 ‘정상’
후쿠시마 올림픽경기장 인근 토양과
원전인근 바다는 상당량 세슘 검출

오염지 농산물 위험성 논란도 여전
지도부, 강경 주장 자제 요청했지만
불안감 해소 차원 ‘검증 필요’에 방점

그래픽_김승미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도쿄 올림픽 보이콧’, ‘일본 여행 규제’ 등 강경한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최재성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것(방사능)이 기준치보다 훨씬 크게 검출됐기 때문에 (일본) 전역을 놓고 여행금지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실제로 특별위원회는 외교부에 ‘일본 여행 규제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정말로 일본에 가면 방사능에 피폭될 위험이 있는 걸까요? 통상 방사능 농도를 측정할 때는 대기·해수·토양 세 곳을 기준으로 합니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니터링을 받으며 대기의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 측정하고 있어요. 이 수치를 찾아보니 8일 오후 1시 기준 도쿄의 방사선량 수치는 0.0365μSv/h(마이크로시버트) 수준으로 정상 범주에 들어갑니다. 환경방사선량 정상 범위는 0.05∼0.30μSv/h이며 토양이나 날씨에 따라 변동하곤 합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운 ‘피난 지시 지역’을 제외하면 후쿠시마현 역시 공기 중 방사능 농도는 안전 범위 안에 있습니다. 2016년 7월까지 ‘피난 지시 지역’에 포함됐다가 해제된 후쿠시마 현 미나미소마시의 역시 지난 5일 기준 평균 0.174μSv/h로 정상입니다.

일본의 바닷물도 안전한 편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 인근 바다에서는 상당량의 세슘이 검출되지만, 20km만 나가도 깨끗한 바닷물에 방사능이 자연 희석되어 사고 이전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토양 내 방사능입니다. 원안위 관계자는 “후쿠시마 올림픽 경기장 인근 토양에서 반감기가 30년 정도로 긴 세슘137이 상당량 검출됐다. 하지만 도쿄 등 다른 지역 토양 방사능 데이터는 살펴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공기나 해수와 달리 토양 내 방사능 수치는 일본 정부의 측정 주기가 길고 공신력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불안감을 증폭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원안위 관계자는 “땅속 방사능은 공기 중 방사능과 달리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게다가 아스팔트는 빗물에 방사능이 씻겨 나가 위험성이 없다”고 짚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기른 농산물은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동일한 자국의 세슘관리기준(100Bq/kg)을 내세워 일본 식품이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일본 8개현 수산물 모두와 14개현 농산물 27개 수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외 일본 지방의 식품은 전수조사를 통해 세슘이 극소량이라도 검출되면 까다로운 추가 검사 증명서(17개 핵종 검사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어요. 이 증명서를 제출해 통관한 일본 제품은 단 1건도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세슘 외 다른 핵종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점을 우려해서인지 민주당 지도부는 ‘도쿄 올림픽 보이콧’, ‘일본 여행 규제’ 등 강경 주장과 거리를 두면서도 “일본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사실 확인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공급하고 일부 경기를 후쿠시마 근처에서 치르겠다’고 밝힌 만큼, 이참에 일본은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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