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6 15:33
수정 : 2019.08.06 20:40
|
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일본이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노 재팬’ 깃발을 걸었다가,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다시 떼어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명동·청계천 등 ‘노 재팬’ 깃발
반대 여론 거세지자 설치 철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SNS글
|
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일본이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노 재팬’ 깃발을 걸었다가,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다시 떼어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이 6일 서울시청과 명동, 청계천 일대에 내 건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거부의 뜻을 담은 ‘노 재팬’ 깃발을 내리기로 했다.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깃발 설치를 철회한 것이다.
서 중구청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너기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일본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처드려 죄송하다”며 “중구청의 노 재팬 배너기가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구청장으로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로 함께 하겠다”며 “일본정부의 부당한 조치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하나로 모여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유 불문하고 설치된 배너기는 즉시 내리겠다. 다시 한 번 염려하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 중구청장에게 직접 전화해 “시민들의 집단지성 힘을 믿어보라. 불매운동은 시민이 알아서 하고 있다. 시민들의 우려가 있으니 조정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 구청장이 반대 여론과 박 시장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구청 누리집 ‘칭찬합시다’에 노 재팬기를 내려달라고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누리집 갈무리.
|
이날 오후 3시기준 서울 중구청 누리집 참여마당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노 재팬’기 설치에 항의하는 12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불매운동은 국민들이 합니다. 공무원은 정공법으로 하세요’, ‘불매운동의 취지를 완벽하게 더럽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아침에 민원전화했습니다만 관광객들 다 막을 생각입니까? 소상공인 다 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이 아무개씨는 “노 재팬 글귀를 보면 보이콧이라고 써 있긴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오지 말라는 의미로 각인 된다”며 “(중구청이 깃발을 걸기로한) 8월15일까지는 일본인 다수가 휴가기간에 한국에 방문한다. 관광객들 다 막을 생각이냐. 소상공인 다 죽는다”라고 썼다.
한편, 서양호 청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군, 의병 따질 상황이 아니다. 왜 구청은 나서면 안되지요? 우선 전쟁을 이기는데 집중해야 합니다”라는 입장문을 썼다가 시민들 반발에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