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6 11:42
수정 : 2019.08.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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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 증권시장 상황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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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증권시장상황 점검 금융투자업계 간담회’
“수급이 중요”…연기금 역할 당부
“필요시 증시안정기금 만들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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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 증권시장 상황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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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전날에 이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 규제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 시장에 적절한 정책을 선택해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처 논의가 나온 지난달부터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시장 조처 수단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금융위원회는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증권시장상황 점검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전날 국내 금융시장을 두고 “대내외 불안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환율조작국 지정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적시에 필요한 조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며 자세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대응 방향을 알렸다.
손 부위원장은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서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에 이르기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에도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손 부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비상상황에서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규제 조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이 중요하다”며 연기금의 역할도 당부했다. 손 부위원장은 “연기금한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지만 매수여력을 갖고 있는 가장 풍부한 주체”라며 “필요하다면 정부가 증시안정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 메워주는 방식도 강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환율 시장에 대해서는 “환율은 외화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불안한 요인이 있지만,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위안화 추가 약세를 막아 원화의 동반 약세 요인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 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짚었다.
손 부위원장은 “현재 금융시장에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글로벌 주식시장과 견줘 기업의 순자산대비주가비율(PBR)이 저평가된 데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당장 전반적인 금수조치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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