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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3 11:35 수정 : 2019.07.23 21:00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3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쓰비시중공업 자산 매각 명령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 제공

피해자 소송대리인 23일 대전지법에 절차 돌입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 등 8건
신일철주금 주식 매각 명령 신청에 이어 두번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3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쓰비시중공업 자산 매각 명령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 제공
일제 강점기 때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 명령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배상 판결을 외면하는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을 매각해달라고 신청한 것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이어 두번째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3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쓰비시중공업 소유의 한국 내 특허권 6건과 상표권 2건을 매각해달라고 소송 대리인단을 통해 대전지방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양금덕(89) 할머니 등 피해자 5명은 지난 해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인당 1억~1억5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지만 미쓰비시 중공업이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 절차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법원에 압류된 미쓰비시중공업의 상표권 2건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새로운 회사 영문 로고 엠에치아이(MHI)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대리인단은 대법원 판결 이후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 압류 절차를 진행해왔다. 지난 3월 대전지법이 압류한 미쓰비스중공업의 특허권 6건 중엔 발전기술 특허 등 특허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의 발전소 등에 가스터빈을 납품하고 있다. 압류된 상표권 2건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새로운 회사 영문 로고 엠에치아이(MHI)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빨간색 마름모 3개로 구성된 미쓰비시의 엠블럼은 압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89) 등 강제동원 피해자와 시민모임 회원들이 지난 달 27일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따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근로정신대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제공

미쓰비시중공업 압류 자산 매각은 민사집행법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된다. 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의견을 요청하는 심문서를 보내고 압류 재산을 평가한 뒤 경매 절차를 거친다.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매수인이 대금을 입금하면 곧바로 피해자 쪽에 배상금이 지급된다. 상표권을 매각해 현금화하면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 안에선 이 로고를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된다. 소송 대리인단 김정희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나고 미쓰비시중공업이 손해배상을 외면하는 사이 고령의 피해자 3명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지금까지 사법적 판단을 받은 부분에 대해 자산 매각명령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배상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89) 등 강제동원 피해자와 시민모임 회원들이 지난 달 27일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따를 것을 촉구했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면담조차 거부했다.근로정신대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제공
미쓰비시중공업 쪽은 협의와 대화를 통한 해결 방식을 외면했다. 시민모임과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 대리인단은 지난 1월과 2월에 협의 요청서를 보낸데 이어 지난 달 22일엔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를 찾아가 나고야 소송 지원회를 통해 “15일까지 협의 요청 수용 여부를 밝혀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언론을 통해 “(피해자 협의와 관련) 답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제동원 전범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 명령 신청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말 이춘식(95)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신일철주금쪽이 배상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 쪽은 지난 5월 1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일본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이 한국에서 소유하고 있는 주식회사 피엔아르(PNR) 주식 19만4794주(9억7천300여만원 상당)에 대한 매각명령 신청을 접수했고, 현재 해당 기업을 상대로 심문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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