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4 19:31
수정 : 2019.07.1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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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 제조 물질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첫 실무회의에 참석했던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왼쪽)과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13일 일본 하네다공항을 떠나기 앞서, 전날 일본 경제산업성 당국자와 나눈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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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
“설명회 주장 동의 안 해
‘WTO 협정 위반 아니다’
주장 납득 동의 못한다 전달”
일본 회의 참석자들도 긴급 회견
“철회 요구 명확한 발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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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 제조 물질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첫 실무회의에 참석했던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왼쪽)과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13일 일본 하네다공항을 떠나기 앞서, 전날 일본 경제산업성 당국자와 나눈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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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열린 전략물자 수출규제 관련 한-일 실무자 회의 자리에서 우리가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일본 쪽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우리 정부가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쪽도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 해결 제기는 있었으나 항의는 없었다”고 다시 주장했다. 비공개 실무회담에서 서로 나눈 대화 내용을 둘러싸고도 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은 13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쪽 발표 내용을 부인했다. 두 사람은 12일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양국 과장급 실무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회의 때 “(한국 쪽에서 규제) 철회 요청은 없었다. (회의가) 협의가 아니고 사실 확인을 위한 설명이라는 점도 (양쪽이)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과장은 13일 “우리는 일본 쪽 조처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고 조처의 원상회복, 즉 철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이번 회의의 성격에 대해 “어제 회의가 단순한 설명이라는 입장에 한국 정부가 동의하고 있다고 일본 쪽은 밝히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 정부는 어제 회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만남이므로 협의로 보는 게 더 적당하다는 주장을 관철했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또 “일본은 이번 조치가 정당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대항 조치도 아님을 한국 정부가 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주장을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일본이) 이번 회의를 단순 설명회라고 주장하는 건 수출 규제가 양국 산업계는 물론 전세계 글로벌 체인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일본 쪽이 해결할 자세가 없다는 의사라고 우리가 그 회의 자리에서 반박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일본 경제산업성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도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와마쓰 과장은 “다시 한번 회의록을 확인했지만 철회를 요구하는 (한국 쪽의) 명확한 발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 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일본 쪽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 쪽이 반발은 했지만 반론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쪽 설명에는 “대외적으로 밝혀도 좋다고 양쪽이 합의한 내용을 넘어선 발언이 있었다”며 주일 한국대사관에 항의했다고도 말했다. 한국 쪽이 24일까지 다시 회의를 열자고 요청했으나, 개최는 미정이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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