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7.11 17:55 수정 : 2019.07.11 19:0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 대해 “대통령이 기업인을 만나고 5당 대표를 모아봐야 무슨 뾰족한 수가 나오겠느냐”며 “국내 정치용 이벤트에 기업인과 야당을 들러리 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정치권의 공동대응 모색을 위한 청와대 회동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인데, 그 이유가 참으로 옹졸하다. 제1야당 대표의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일본의 보복 조처로 야기된 지금의 상황은 사뭇 엄중하다. 우리 경제는 물론 한-일 관계, 나아가 동북아 전반에 큰 파고가 몰려올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치권은 물론 국가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하되 한목소리를 내는 게 절실하다. 황 대표는 청와대 회동이 ‘이벤트용 들러리’라고 했는데, 안이하기 짝이 없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일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앉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대응이 된다. 여야 지도자가 한목소리로 일본의 치졸한 행태를 비판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의미있는 대응책 중 하나다.

황 대표는 괜히 얼굴 내밀어서 문 대통령과 정부를 거들어주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너무 솔직히 드러냈다. 국가적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정략적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야당이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듯, 야당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 지지를 받는다. 황 대표는 이번 일의 위중함을 직시하고 청와대 회동을 둘러싼 논란 등 그간의 앙금을 훌훌 털어내야 한다. 5당 대표 회동에 적극 응함으로써 성숙한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간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서는 참석 범위를 둘러싸고 5당 만남이니 3당 만남이니 하며 논란이 있었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단독 회동을 앞뒤로 배치하는 순서를 놓고도 여야가 줄다리기를 벌였다. 상황이 크게 바뀐 만큼 양쪽 모두 지엽적인 형식 문제에 매달릴 일은 아니다.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 역시 대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재계의 뜻을 모아 국가적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훨씬 중요하다. ‘보여주기식’ 대응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에 한점의 위해도 없도록 철저히 내실있게 대응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