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MB 용어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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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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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비비케이(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나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2007년 8월17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절규하듯 자신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부르짖었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3일 새벽 그는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111억원 뇌물수수와 ㈜다스 비자금 348억원 조성 등의 혐의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앞으로 재판에서 다퉈봐야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로 드러난 그의 혐의에 대해 정치권과 온라인에선 “불법과 비리의 백과사전”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그래서 그의 지난 10년을 ㄱ부터ㅎ까지 사전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ㄱ-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이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이 전 대통령과 연결된 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들이 정권 요직에 등용됐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경북 포항에서 자랐고,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강남구 신사동 대형교회인 소망교회 장로로 알려져 있다. 강만수 전 장관(소망교회·영남), 권도엽·박재완·이채필(영남) 전 장관, 유영숙(소망교회) 전 장관이 대표적 고소영 인사다. 집권 초기 이러한 인사는 엠비(MB)정부의 성격을 규정했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유의어로 ‘강부자 정권’도 있다. ‘강남 부동산 자산가’라는 뜻이다.
-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가 어린 시절 노점상을 해봐서 아는데”, “나도 수재민이어서 아는데”, “내가 배를 만들어 봐서 아는데” 등 그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집권 당시 그를 대표하는 말이자, 그의 리더십을 비판하는데 자주 언급된 말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의 이면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과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에 그가 국정 과제로 중점적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이나, 해외 자원개발은 소통이나 의겸 수렴 절차보다 불도저처럼 밑어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4대강 사업은 환경파괴와 대형 건설사 등에 대한 특혜, 불법 시비가 따라왔고, 자원개발 역시 부실 투자 논란이 계속 터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그가 퇴임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4대강은 녹조에 신음하고, 자원개발은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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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영화 포스터에 합성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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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다스
주식회사 다스(DAS)는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자동차 시트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다스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정치인 이명박의 시작과 끝으로 평가받는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작성한 90쪽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 중 절반 넘는 50쪽 분량이 ㈜다스와 관련된 것이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스가 엠비의 시작과 끝인 이유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도곡동 땅 의혹과 비비케이(BBK) 주가 조작 사건 의혹을 연결해주는 고리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특검이 번갈아가며 네 차례 수사했지만 모두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볼만한 증가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엔 핵심 측근들의 진술과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다수의 자료가 이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파생어로 “#다스는 누구겁니까”가 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누리꾼들이 해시태그(#)를 달아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쓴 이 말은 에스엔에스(SNS)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참고:
MB 스스로 키워온 ‘다스 의혹’의 역사)
도곡동 땅
도곡당 땅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친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1985년 15억여원을 모아서 서울 강남 도곡당 땅 1000여평을 이명박이 대표로 재직하던 당시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이 땅은 10년 뒤인 1995년 포스코개발(포스코건설)에 263억원을 받고 팔린다. 그런데 이 돈의 일부가 현대차와 주 거래 업체인 다스의 출자금으로 쓰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돈지간이 돈을 모아 땅을 사고, 현대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회사로 부동산 수익이 흘러들어 간 것은 의혹을 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서류상으로는 이는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었다.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지만, 검찰은 2007년 8월 “이상은 지분은 제3자의 것일 가능성이 있지만, 나머지는 근거 없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 포항제철의 최고경영자(CEO)였던 김만제 회장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은 엠비 것”이라고 또렷이 진술하는 등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참고:
엠비(MB)의 추억 ① 2007년 그땐, 하늘이 MB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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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연설
그는 임기 중 라디오 연설을 통해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을 밝혔다. 격주 월요일 아침 7~8시 마다 진행된 방송은 109차례에 달했다. 라디오 연설을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한다. 청와대는 방송사와는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은 채 혼자 결정해 통보했고, 공영방송의 전파를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일었다. ‘엠비식 일방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제2롯데월드
제2롯데월드는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이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 건설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인근에 위치한 성남공항 문제로 공군과 국방부의 반대에 막혀왔다. 고층 건물의 건설은 전투기 활주로 변경이 따르기 때문에 위험이 따른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 건설은 엠비 정부에서 착착 진행됐다. 최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제2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 문건을 보면, 건설 과정에 청와대가 시나리오까지 작성해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있다. 엠비가 강조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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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2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상가를 찾아 어묵을 먹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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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2007년 대선 당시 ‘국밥 광고’는 이명박 후보의 서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정치 광고로 평가받았다. “맨날 쓰잘데기 없이 쌈박질이나 하고 지랄이여. 우린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어”라는 시장통 국밥집 욕쟁이 할매의 타박과 소머리국밥 한 숟가락을 먹음직스럽게 떠먹는 이 전 대통령 얼굴, 그리고 “이명박은 배고픕니다”라는 문구는 절묘하게 결합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선 뒤에도 이 전 대통령은 전통시장 등에서 수시로 ‘먹방’을 선보이며 서민 대통령을 자임했다.
하지만 국밥 광고부터 거짓 논란이 불거졌다. 욕쟁이 할매의 식당이 깔끔한 서울 강남의 국밥집이라 허름한 낙원동 국밥집을 빌려서 광고를 찍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검찰이 구속영장에 110억원대 뇌물수수 및 35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를 적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국밥 대신 나랏돈을 말아먹었다” 등의 비아냥만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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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케이(BBK)
BBK 주가 조작 사건은 1999년에 설립된 투자자문회사 BBK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한 사건이다. 주가조작 사건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이유는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전후로 터져왔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로서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사안이었다. 김경준 BBK 전 대표는 “엠비가 BBK의 실제 소유주이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이 전 대통령은 “김경준에게 사기 당했다”고 맞섰다.
최근에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등 국가 기관을 동원하고, 삼성에게 소송비 대납을 떠넘겼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이는 검찰의 구속영장에 담겼다. 검찰의 구속영장에는 이 전 대통령이 소송을 맡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에게 “그 많은 수임료(310만 달러·약 34억원)를 지불하고도 왜 패소하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내용이 들어가기도 했다. 또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소식을 들은 이 전 대통령이 밝게 미소를 지었다는 표현도 있다. 엠비가 강조한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정경 유착과 다를 바 없다는 정황이 검찰의 구속영장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관련된 말로 “주어가 없다”가 있다. 10여년 전 나경원 당시 이명박 대선 캠프 새누리당 대변인이 이전 대통령이 “BBK를 설립했다”는 발언이 담긴 광운대 특강 동영상과 관련해 ““씨디(CD)에는 ‘비비케이(BBK)를 설립했다’고만 언급돼 있지 ‘내가’ 설립하였다고 돼 있지 않다”고 논평을 낸 적이 있다. “주어가 없다”는 논평은 “자장면을 시킨건 맞는데 제가 시킨건 아니에요”등의 각종 패러디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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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에서 녹조제거선이 녹조를 흩뜨리기 위해 초록색으로 물든 강물을 휘저으며 다니고 있다. 생명그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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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강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을 가리킨다.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던 엠비는 당선 뒤 ‘4대강 살리기’란 이름의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4대강을 준설하고 보를 설치해 하천의 저수량을 대폭 늘려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게 사업의 뼈대였다. 엠비는 퇴임 뒤에도 자신의 치적으로 4대강을 꼽았다.
물론 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평가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2조원이 투입된 사업이었지만 2013년 1월 감사원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질을 오히려 악화시켰고, 유지관리 비용도 막대하게 들어간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형 건설사들만 수혜를 얻은 사업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따라오기도 했다. 사업 이후 해마다 4대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녹조 때문에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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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이 전 대통령의 둘째형이다. 엠비에 앞서 불법자금 수수 혐의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인사 청탁 대가로 8억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돼있다. 검찰은 엠비 정부 당시 최고실세로 꼽힌 이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과 공모해 각종 부정청탁과 뇌물 수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엠비 정부 내내 ‘이상득’이라는 이름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해외자원개발, 민간인 사찰 등에서도 그는 ‘윗선’으로 꼽혀왔다. ‘만사형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 ‘영일대군’ 등 신조어의 주인공이었다.
동생의 집권시기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레토릭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위세를 보였던 그는 지난 7일 검찰에 출석할때 휠체어를 타고 눈을 감은채 포토라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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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20일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며 ‘자전거 전도사’를 자임한 적이 있다. “주말이면 우리 부부는 어린 손자와 함께 자전거를 자주 탄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자전거 사랑은 집권 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과 연결된다.
하지만 녹색성장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 아래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원전 르네상스’를 포장했고, 현재 한국은 세계 1위의 핵발전소 밀집 국가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핵발전소 수주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유사시 군 자동개입 등의 내용이 담긴 비밀 군사협정을 맺었다는 사실이 문재인 정부에서 드러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2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토목사업인 4대강 사업은 환경 파괴와 부실 공사, 건설사 특혜 논란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 관리 비용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대규모 녹조 발생으로 골칫거리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는 퇴임 뒤 4대강 주변을 측근들과 함께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을 연출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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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0월 북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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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
촛불(광우병)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 논란으로 불거진 2008년 5월 촛불집회는 집권초기 엠비 정부의 국정 운영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에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6월18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는 “지난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습니다.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촛불을 보고 이 전 대통령이 내린 선택은 소통 강화가 아니라 ‘민주주의 퇴행’과 ‘공안정국’이었다. 국가 기관을 총동원해 민간인 사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이버 여론전 등을 펼치며 반대 세력을 옥죈 것으로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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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군대를 가서 논산훈련소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기관지 확장 등 몇 가지 이유로 퇴출당했다. (콜록 콜록) 결국 논산훈련소에서 돌아왔다(콜록 콜록)”면서 "저는 감기 정도로 알았다. 감기약 정도를 먹었고 병원 갈 솔직한 입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그 증상은 없다. 흔적은 남아있지만 완쾌됐다고 한다.”
2007년 7월19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청문회에서 그는 유난히 많은 기침을 했다. 인명진 당시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왜 군대를 안 갔다 왔느냐”고 묻자 이에 대한 해명을 하면서였다.
그런데 그는 지난 1월17일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한 기자회견에서도 기침을 연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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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이 전 대통령은 소문난 테니스 애호가다. 하지만 그 사랑이 지나쳤다.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 남산테니스장을 공짜로 이용하다가 이용료를 뒤늦게 납부해 논란이 됐고, 퇴임 뒤인 2013년에도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일반 시민들의 예약을 막은 채 독점적으로 이용해 ‘황제 테니스’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에는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안 테니스장을 스무 차례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칼끝이 가까이 다가오던 1월23일,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정현(22·세계 58위·한국체대) 선수에 대한 응원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테니스 사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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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항은 이 전 대통령이 자란 곳이다. 하지만 포항은 이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내내 단순한 지역이름으로만 불리지 않았다.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에 포항이 언급됐다. 영일과 포항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인 영포회는 민간인 사찰과 포스코를 이용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상득 전 의원이 “영포회는 선량한 포항 출신들의 모임”이라고 항변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적다.
-ㅎ-
해외자원개발
해외자원개발은 엠비의 국정 화두 중 하나였다. 공기업들이 총대를 메고 나섰고, 그 그림자는 지금까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자체 점검한 결과, 2017년까지 투자금 43조4000억원 가운데 13조6000억원(31.3%)의 손실이 이미 확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자원외교 사업에 나선 민간기업에게 준 성공불융자, 세제 감면 혜택 등까지 포함하면 투자와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권의 핵심실세였던 이상득 전의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등이 주도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엠비 정권이 치적으로 아무리 포장해도 부실광구나 유전에 대한 신중한 경제성 평가 없이 진행된 ‘깜깜이 투자’가 앞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안길 것이라는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국회 국정조사에서 속속 드러났다. 광물자원공사가 자본 잠식으로 파산 위기에 놓이는 등 당시 무리하게 진행한 사업의 댓가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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