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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14 09:27 수정 : 2018.03.14 10:51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말 아껴야 한다고 다짐…역사에 마지막 되길”
100억원대 뇌물 수수, 350억원대 횡령
수십억원대 조세포탈 등 크게 세 혐의
1년 전 박근혜 조사받은 1001호서 조사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피의자 이명박’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14분 서울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9시23분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준비된 말을 하고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로 향했다. 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전 피의자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 뇌물 수수를 인정하느냐”, “다스 소유주가 누구냐”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이 밝힌 이 전 대통령 혐의는 뇌물 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크게 세 가지다. 그는 자신이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60억여원 등 100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다스에서 350억원대 비자금이 조성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통해 수십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래는 이 전 대통령이 한 발언의 전문이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립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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