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19 10:44
수정 : 2018.01.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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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 이명박 전 대통령.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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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라디오 인터뷰
국정원 특수활동비 김윤옥 여사 명품 구매 의혹에
“근거 없어…그보다는 더 큰 하자가 있다”
MB 기자회견에 대해선 “그답지 않게 떨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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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 이명박 전 대통령.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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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에 대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이 필요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검찰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의 ‘윗선’과 사용처를 수사하고 있는데, 정 전 의원의 발언은 특수활동비가 이 전 대통령의 당선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과정에서 별일이 다 벌어지는데, 우리는 그런 걸 헤쳐 나왔다. 그런데 그 후유증이 대통령 후까지 간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들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의 ‘공신’이었지만, 이후 이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
그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명품가방을 사는 데 썼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제가 볼 때는 근거가 없는 것 같고, 너무 나간 것 같다”면서 “그보다는 더 큰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명품가방 구매보다 더 엄중한 불법행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기까지만 하자”며 말을 아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엠비(MB)답지 않게 되게 긴장하셨더라. 좀 떨고 계시더라”며 “김희중 실장 등장으로 인해서 갑자기 위기감을 팍 느낀 것이다”고 평가했다. 정 전 의원이 언급한 김희중 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은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의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김 전 실장에 대해선 엠비의 그림자고 분신이고 걸어 다니는 일정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저축은행 사건으로 징역 1년3개월 형을 받고, 엠비가 사면을 해 주겠지라고 기대를 하고 항소를 안 했다. 그런 엠비 재임기간에 천신일, 최시중 등 엠비 친구이고 멘토이고 이런 분들만 사면됐다”며 “김희중이는 너는 뭐 네가 무슨 얘기를 하겠어 그러고 무시한 것이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의 부인 빈소에 이 전 대통령이 안 갔다는 자신의 주장을 다시 언급한 그는 “‘너는 돈 받아서 형을 사는 놈이니까 내가 그 근처에 가기가 싫다’ 이런 것이다. 굉장히 옹졸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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