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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17 17:43 수정 : 2017.08.17 22:08

약품 도매상, 중국서 분말 들여와 진드기 살충제 불법 제조
희석해 양계농가에 판매…포천시, 약사법 위반 혐의 고발

경기도 남양주와 강원도 철원 등에서 확인된 달걀 살충제 성분은 동물약품 수입업자가 중국에서 들여온 피프로닐 가루를 희석화하는 방식으로 불법 제조한 뒤 산란계 농가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항생제, 백신 등과 달리 동물용 의약품의 제조와 유통, 사용이 주먹구구식으로 허술하게 이뤄져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17일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제재를 판매한 포천의 동물약품 도매업자인 ㅅ아무개씨를 조사한 결과, 문제의 피프로닐 제재는 ㅅ씨가 중국에서 피프로닐 분말 50㎏을 수입해 무허가로 만든 것이었다고 밝혔다. ㅅ씨는 경기도 조사관에게 지난 6월 중국에서 수입한 분말에 증류수 400ℓ를 희석해 제재를 만든 뒤 이를 경기도 남양주와 포천, 연천, 철원 지역 산란계 농가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ㅅ씨로부터 살충제를 사다 쓴 농가 가운데 철원과 남양주의 농가 달걀에서는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연천의 농가에서는 기준치 이상으로 사용이 금지된 플루페녹수론 성분이 검출됐다.

현행법상 피프로닐 제재와 같은 살충제를 제조할 경우 성분 등록과 함께 농식품부 검역검사본부의 허가를 받아 판매해야 한다. ㅅ씨의 경우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아 불법 의약품 판매에 해당한다. 포천시 관계자는 “ㅅ씨를 불법 의약품 판매 혐의로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가루약을 희석액으로 임의 제조한 부분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처벌이 확정되면 행정조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프로닐 유통 경위를 두고는 해당 농가는 ‘안전하다는 말에 따라 사용했다’고 밝힌 반면, 도매업자는 ‘닭진드기 등에 좋다’는 말에 따라 제조 판매했다’며 주장하고 있다. 남양주의 양계업자 이아무개씨는 “진드기에 잘 듣는 약을 주문했는데 빈 통에 상표나 사용설명서도 없이 해당 약품을 배송해왔다. 평소 거래하던 업체라 아무런 의심없이 계사 구석에 뿌렸다”고 방역당국에 밝혔다. 약품 도매업자는 “양계농가가 벼룩과 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 수소문 결과 이 약의 성분이 좋다고 해서 수입업체로부터 공급 받아 농가를 위해 사용했다. 이 정도로 위험한 약품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남양주시는 올해 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진드기 퇴치 약품을 지난달 말 양계농가에 공급했으나 상당수 농가는 효과가 떨어진다며 개별적으로 약품을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진드기 퇴치 약품은 내성이 생기기 쉬워 농가에서 약품을 자주 바꿔가며 사용하고 있다. 전염병이 아니어서 특별히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경만 홍용덕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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