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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5 19:20 수정 : 2017.02.16 14:45

김정남 피살 사건 재구성
고위 경찰, 현지 언론에 밝혀
한명은 청치마, 다른 한명은 청바지
“문지르고 갔다” “천을 감쌌다”
언론 보도내용 조금씩 달라

통일부는 15일 오전 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살해된 인물에 대해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암살 도구, 피살 원인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역시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김정남이 어떤 도구로 살해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김정남이 피살되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우선 셀랑고르(슬랑오르)주 경찰 범죄수사국(CID)의 팟질 아맛 부국장(총경급)이 말레이시아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더 스타> 등에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3일 오전 9시께. 김정남은 1시간 뒤 출발하는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 로비에서 탑승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 들어와 일주일 만에 출국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여성 2명이 김정남에게 다가갔고 이들은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로 공격했다. 이후 김정남은 공항 안내데스크로 걸어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한다. 무스타파 알리 말레이시아 출입국관리소장은 “(김정남이) 출국심사대를 통과하기 전에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을 공격한 도구가 무엇인지는 언론마다 내용이 조금씩 갈린다. 정보를 제공한 것은 모두 팟질 부국장이지만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김정남이 ‘누군가 나의 얼굴을 무엇인가로 문지르고 갔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더 스타>는 “김정남이 당시 ‘누군가 나를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반관영 통신사 <베르나마>는 팟질 부국장의 말을 인용해 “남성(김정남) 뒤로 접근한 한 여성이 남성의 얼굴에 액체가 묻은 천을 감쌌다”고 전했다. <베르나마>는 “김정남이 얼굴에 묻은 액체 때문에 눈에 화상을 입어 고통스러워했고 애타게 도움을 구하다가 공항 안내데스크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리엔탈데일리>는 고위 경찰 관계자의 말을 따 “김정남이 공항 로비에서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던 차에 여성 두 명이 갑자기 접근했으며, 한 여성은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뿌렸고 다른 여성은 손수건을 이용해 그의 얼굴을 약 10초간 감쌌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남을 공격한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수의 한국 언론과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은 김정남이 ‘독침’을 맞고 숨졌다고 밝혔으나,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런 보도들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극심한 어지럼증과 두통에 시달리는 김정남을 공항 내 진료소로 옮겼다. 당시 김정남은 기절하기 직전이었으며, 진료소에서는 약한 발작증세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상태를 확인한 진료소 직원은 공항에서 30분 거리인 푸트라자야 병원에 지원 요청을 했고, 김정남은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던 중 숨이 끊어졌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은 곧바로 공항을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공항 폐회로텔레비전에 잡힌 젊은 단발머리 여성을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추정하며 보도하고 있다. 화면에 잡힌 여성은 흰색 티셔츠와 청치마를 입고 작은 핸드백을 메고 있다. <더 스타>는 또 다른 여성은 파란색 웃옷에 청바지 차림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빠르고 깔끔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전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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