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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무개 전 엔엑스씨(NXC) 감사의 사무실 출입문에 붙어 있는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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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른다, 검찰서 수사하라고 하라”
넥슨 주식 투자 의혹 묻자, 격한 반응
출입문에 ‘언론 인터뷰 사절’ 안내문
“어제도 (기자가 찾아와) 경찰을 불렀다. 영업방해니까 나가라. 욕을 해야 나가겠습니까.”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아무개 전 엔엑스씨(NXC) 감사는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진경준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에게 넥슨 주식 매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진 검사장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이다.
박씨에게 당시 넥슨 주식 투자를 둘러싼 의혹을 묻자, 박씨는 “너한테 의혹이지. 누구한테 의혹이야”라고 말했다. ‘진 검사장에게 주식 매수를 권유한 이유가 뭐냐’고 표현을 바꿔 묻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기자를 찍으며 “(대답하기) 싫다. 경찰을 부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 역시 박씨를 통해 넥슨 주식을 샀다고 얘기하더라’는 말을 건넸더니 그는 “나는 모른다. 검찰에서 수사하라고 하라. 또 내가 경찰 불러야 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책상 서랍에서 역삼지구대 명함을 꺼내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박씨는 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 진 검사장과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이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201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박씨는 진 검사장, 김상헌 대표와 동일한 0.23%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씨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프라이버시’임을 내세워 일절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여기에 대해 취재에 응할 마음이 없다. 나는 (이 상황과 관련해) 곤란할 게 없다. 나는 개인투자자고, 불법을 했으면 내가 제일 잘 알 거 아니냐. 주식을 얼마에 샀느냐고 하면, 달라는 대로 줬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7일 박씨의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이날 아침 <한국일보>는 박씨가 인터뷰에서 “김 대표와 진 검사장에게 넥슨 투자를 권유했고, 이들이 함께 투자한 게 맞다. 회사가 성공할 것 같으니 투자를 권유한 것”이라며 “미공개 정보라든지 불법적인 시세 차익 같은 건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일보>는 또 박씨가 진 검사장은 김상헌 대표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샀다고 주장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박씨는 기자에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다”는 이야기만 목소리를 높여 몇차례씩 반복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부했다.
박씨는 사무실 출입문에 ‘기자 출입 금지. 인터뷰 사절. 불응하고 임의로 침입할 시 건조물 침입 및 영업 방해죄로 112에 신고하겠음’이라는 안내문(사진)을 붙여놓고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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