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07.06 17:38 수정 : 2016.07.06 17:47

27기 기자 비판 성명 “이정현 보도개입 단신조차 안내보내”
“이 전 수석 겁박 실제로 접했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한국방송(KBS). 한겨레 자료 사진.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이정현 청와대 전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의 보도 개입 사건에 대해 KBS가 단신 보도조차 내보내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KBS의 27기(2000년 입사) 기자 18명은 5일 “청와대 보도개입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부망에 올렸다. 이들은 “KBS의 위상이 일개 임명직 공무원이 보도국장에게 답변할 틈도 주지 않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목에 핏대를 세울 수 있는, 그러면서 대통령도 봤다며 간교한 협박을 서슴지 않는 딱 그 정도”라며 “이정현 전 수석의 겁박을 실제로 접했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법적대응은 고사하고 그나마 작성한 단신 기사도 무시됐다”며 KBS 내부에서 이번 청와대 보도개입 건을 의도적으로 기사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금도 혹 ‘통상적인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회사는 법적 대응으로, 보도국은 뉴스로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는 지난달 30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보도에 개입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음에도,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한 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당시 녹취록이 공개된 기자회견장에는 KBS 기자도 참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보도개입’ 사건으로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공방이 오갔던 1일과 5일에도 KBS는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6일 아침뉴스에서는 녹취록 파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녹취록 파문’에 대한 질의를 받은 황교안 총리가 “홍보수석으로서 협조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한 해명만 다뤘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KBS 보도본부 27기 기자 성명 전문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딱 그 느낌. 이정현 전 수석의 겁박을 실제로 접했을 때. 그리고 그 화살이 우리의 존재 이유인 KBS 뉴스를 향하고 있음을 새삼 실감했을 때.

KBS 위상이 딱 그 정도인가 보다. 일개 임명직 공무원이 KBS 보도국장에게 마음대로 전화를 걸 수 있고, 답변할 틈도 주지 않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목에 핏대를 세울 수 있는, 그러면서 대통령도 봤다며 간교한 협박을 서슴지 않는...

그런데 정작 KBS는 아무 말이 없다. 우리 얼굴에 튄 그 더러운 침을 닦아내는 시늉조차도 않고 있다. 법적 대응은 고사하고, 그나마 작성한 단신 기사도 무시됐다.

예상은 했다. 예상이 적중하니 또 한 번 피가 거꾸로 솟는다. 침묵의 이유는 뭘까.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해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니, 딱 하나 있다. “홍보수석으로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치졸한 변명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 KBS 수뇌부에게 묻고 싶다. 정말인가? 혹, 지금도 ‘통상적인’ 전화를 받고 있는가?

아니라면, 정말 아니라면 당장 행동에 나서라. 회사는 법적 대응으로, 보도국은 뉴스로...우리 정말 화났다고, 잘못 건드렸다고... 그리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이젠 어슴푸레한 기억 속 옛일이 돼버렸나 보다. 불과 2년 전 청와대의 꼭두각시 길환영을 몰아낼 때 당신들의 결기가 거짓이 아니었다면, 후배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해주고 싶다면, 당장 침묵을 멈추고 행동에 나서라.

보도본부 27기 기자

김석 김기현 최대수 정수영 김정환 이진성 정영훈 이랑 김학재 이정화 이진석 정홍규 이병도 정지주 홍수진 정윤섭 김귀수 박준석


[디스팩트 시즌3#10_이정현 보도 개입, "통상 업무"가 아닌 이유]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