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10 21:23
수정 : 2016.06.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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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뒤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박 부의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네 번 구속됐으나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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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조사단 꾸려 당사자 진술 듣기로
리베이트-당 입금 의혹 김수민씨
비례대표 깜짝 선정때 뒷말 무성
“검찰이 기획수사” 경계 분위기도
천정배 “당내부 제보 맞지만
근거없는 추측에 의한 것” 해명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10일 이상돈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린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다음주 중으로 당사자들로부터 정식으로 진술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이상돈 단장은 “강제 수사권이 없어 한계는 있지만 관련자들이 진술을 거부하면 의심을 받으니 그러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최대한 퍼즐을 맞춰 할 수 있는 최대한 사실관계 규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입증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김수민 의원이 대표로 있는 디자인회사인 브랜드호텔이 ㅂ업체(선거공보물 제작)로부터 받은 1억1천만원, ㅎ업체(텔레비전 광고 대행)로부터 들어온 6820만원의 ‘성격’이다. 당사자들은 브랜드호텔이 이들 업체에 홍보 기획을 해준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은 이를 일감에 대한 ‘리베이트’ 성격으로 보고 ㅂ업체 등 관계자 진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리베이트의 일부가 당직자들의 계좌로 흘러들어갔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의당은 부인하고 있다. 만약 돈의 흐름이 ‘홍보업체→브랜드호텔→당’으로 이어진다면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대가로 브랜드호텔을 리베이트 통로로 활용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될 수 있다.
지난 3월 김 후보가 비례대표 후보(7번)로 ‘깜짝 발탁’되자 당 안팎에선 인선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김 후보는 교내 디자인 동아리 브랜드호텔에서 활동하며 이를 벤처기업으로 키웠고, 과자 ‘허니버터칩’ 포장지와 이마트의 자체 상품 ‘노브랜드’ 디자인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지만 정치권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선거 실무를 총지휘한 박선숙 의원이 이런 일들을 사전에 논의·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도 당으로선 큰 부담이다.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인 박 의원이 리베이트 사건에 직접 연루됐을 경우 안 대표가 입을 정치적 타격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국민의당은 또한 ㅎ업체로부터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식으로 6000만원을 제공받은 이가 당과 관계없는 외부인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선관위와 검찰은 그가 당 홍보 티에프(TF) 소속이었음을 입증할 근거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드호텔이 학내 동아리였던 시절 자문 교수를 맡았던 김아무개 교수도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이용주 국민의당 법률위원장은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김영환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던 김 교수의 소개로 브랜드호텔이 당과 관계를 맺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와 검찰은 김 교수 역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당 홍보 티에프(TF)에 소속돼 활동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 내에선 검찰이 국민의당을 겨냥해 ‘기획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비판한 것은, 검찰이 당의 선거회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최근 불거진 검찰의 전관예우와 고위직 부패 스캔들을 쟁점화해 맞불을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한겨레>와 만나 “(사과를 한) 안철수 대표와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수사가 두려워 벌벌 떨지만 말고, 야당답게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당 내부 사람이 선관위에 제보했다고 보고받았다. 그렇지만 추측에 불과한 것이지 근거를 갖고 했던 것은 아니라는 게 현재로선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과정에 당 내부 알력이 있었던 만큼 국민의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송경화 이세영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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