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09 19:31
수정 : 2016.06.28 11:14
“김의원 업체서 2억원대 받은 혐의
박의원 사전에 보고 받고 지시”
김 의원 “보도내용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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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숙 국민의당 의원,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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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당 비례대표인 박선숙(사진 왼쪽)·김수민(오른쪽) 두 의원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검찰은 곧바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민의당과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서부지검은 9일, 4·13 총선 때 국민의당 선거공보를 제작한 ㅂ업체와 텔레비전 광고를 대행한 ㅅ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설명 등을 종합하면, 총선 때 국민의당 선거대책위 홍보위원장을 맡은 김수민 의원은 자신이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되기 직전까지 대표를 맡던 디자인 기업 ‘브랜드호텔’과 업체 사이에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 등으로 2억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금액은 국민의당 당직자에게 전달된 의혹도 있다. 선관위는 총선 때 당 사무총장을 맡으며 회계를 총괄했던 박선숙 의원이 이 과정에서 사전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벤처사업가 출신의 김수민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오후 본회의가 끝난 직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언론 보도 내용은 다 사실이 아니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법률부위원장인 이승훈 변호사와 함께 국회 본청을 빠져나갔다. 이 변호사는 자금의 공천 대가성 여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은 이어 당 차원에서 적극 반박에 나섰다. 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주 의원은 이날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수민 의원이 대표였던) 브랜드호텔에서 공보 제작 업체 등을 통해 받은 돈은 리베이트가 아니라 정상적인 기획을 제공하고(일을 하고)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을 둘러싸고 오간 자금이 공천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전면 부인하며 “리베이트나 공천 헌금이라고 언급한 언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등 고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브랜드호텔에서 당의 일을 하던 김수민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되자, 비례 후보가 대표로 있던 업체와 홍보 계약을 하는 게 모양새가 안 좋다고 해서 하청업체를 주된 계약자로 하고 기획은 브랜드호텔이 제공하는 걸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브랜드호텔이 작성한 계약서도 없고, 또 브랜드호텔과 다른 업체들 사이에도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작업을 진행한 뒤 선관위에서 회계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자 사후에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히는 등 석연찮은 해명이 계속됐다.
이 의원은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과 관계를 맺은 과정에 대해 “(총선 당시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김영환 당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는 교수가 ‘젊은 업체 중에 유명하다’며 (브랜드호텔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과 연루돼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공천 헌금’ 수사를 받고 있는 박준영 의원의 검찰 소환에 이어 안 대표의 측근인 박선숙 의원까지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또 제기되자 ‘새 정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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