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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21 21:54 수정 : 2016.06.22 10:46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여권 텃밭 분열 막을 수 있어
새누리 지도부 “이젠 수용해야”
TK·PK 의원들은 “미봉책” 반발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발표를 몇시간 앞둔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으로 찾아온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을 끌어안은 채 귀엣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1일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경남 밀양도, 부산 가덕도도 아닌 제3의 방안으로 결론나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안도감이 감돌았다.

청와대는 이날 국토교통부의 연구용역 결과 발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대안’이 도출된 것에 만족해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업체가 국내 30여곳 이상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따져 낸 결론인 만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밀양이냐 가덕도냐 하는 것은 언론과 지역이 만들어낸 구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밀양과 가덕도 중 어느 곳으로 선정이 되든, 핵심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분열과 반발로 자칫 ‘신공항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집권 4년차에 ‘여소야대’ 국회에서 신공항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를 경우, 레임덕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정부의 결과 발표를 수용해야 한다며 서둘러 논란을 매듭지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해당 지역 분들을 설득하는 데 정치권과 시·도지사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텃밭인 영남권이 부산과 대구·경북으로 갈릴 수도 있었던 상황을 피한 것만으로 다행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밀양으로 정해질 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으면 내년 대선에서 부산 민심은 야당으로 돌아섰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지역 의원은 “청와대나 정부가 지지기반인 영남이 분열되면 정권 마무리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고심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의 전문기관에 맡겨 나온 결과이긴 하지만, ‘신공항 폭탄’을 피하고픈 정부의 정치적 고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신공항 유치를 두고 대치하던 부산과 대구 지역 의원들은 정부의 결정이 미봉책이라며 허탈감과 반발을 표시했다. 부산 출신의 김세연 의원은 “지역 갈등이 심하게 표출된 상황에서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한 것 아닌가 생각하지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는 전혀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의 이진복 의원은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꼴 됐다”고 허탈해했다. 총선 때 ‘대통령의 선물 보따리’를 언급했던 대구의 조원진 의원도 “너무 실망스럽고 유감이다”라고, 정태옥 의원은 “정치적 결정으로 또 다른 불화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지역 의원들은 대체로 “부족하지만 수용하겠다“(김세연 의원), “지역 민심을 잘 수렴하겠다”(윤재옥 의원·대구)며 확전을 자제했다. 각각 부산과 대구가 지역구인 김무성·유승민 의원도 “결과가 나왔으니 더는 갈등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권에서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공항 유치전을 벌였던 새누리당 5개 시·도 중진의원들은 22일 오전 정진석 원내대표실에서 영남권 내홍과 관련한 간담회를 연다.

성연철 최혜정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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