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나토 파급효과 상당…러시아 ‘어부지리’
오바마 대통령 등 미국 주요 인사, 브렉시트 강력 반대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Brexit)를 결정하면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의 안보가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21일(현지시간) 안보전문가들을 인용,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그리스외채 문제와 난민 문제로 이미 시험대에 오른 유럽결속이 더 악화하고 그 여파로 미국과 나토 동맹에도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는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물론이고 특히 최대의 숙적인 러시아의 위협에 맞선 집단대응체로서 존재해온 나토 동맹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끼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터 슬로콤브 전(前)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대서양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의 EU 탈퇴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며 “푸틴의 이런 입장은 영국이 골머리를 앓아온 이민 문제에 대한 동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슬로콤브는 이어 “푸틴은 오히려 EU 회원국 간에, EU와 나토 회원국 간에 발생하는 마찰 덕택에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하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미국의 최고 지도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물론이고 유럽 주둔 미군 지휘관들도 영국의 EU 잔류가 미국과 나토 간의 결속과 조정 강화를 보장한다는 이유를 들어 브렉시트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일부 회원국들과 달리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에 찬성했다.
실제로 미국은 대 러시아 제재를 러시아의 야욕을 꺾는 데 필요한 경제적 지렛대로 인식해왔다.
카터 장관은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과 결속이 중요한 전략 가치라는 것을 나토 회원국은 모두 잘 알고 있다”며 나토와 EU 회원국 간의 결속을 강조했다.
그러나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는 나토에 대한 영국의 회원국 지위와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이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EU를 탈퇴하더라도 EU의 군사작전에 여전히 참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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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운동을 가장 강력히 펼치고 있는 영국독립당이 배포한 브렉시트 찬성 포스터 앞에서 이 당의 대표 나이절 패라지가 서있다. 유럽으로의 이민 행렬이 허용할 수준을 넘어 유럽연합은 우리 모두를 실패하게 했다는 반이민적 내용을 담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에서도 이 포스터가 이민 혐오를 부추킨다고 비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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