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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15 11:45 수정 : 2016.06.15 15:44

총기구매 장소 동행 “단념시키려 노력”…FBI “동조 여부 수사”
“테러범, 동성애자 앱·클럽 자주 이용” 뚜렷한 범행동기 미궁
생존자들 “테러범 확인사살 즐겼다…살아남은 죄책감 무거워”

미국 올랜드 총격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의 부인인 누르 자히 살만이 남편의 테러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으나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N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6.15 연합뉴스

100여명의 사상자를 내며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로 기록된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의 두번째 아내가 범행 직전 총기 구매 장소와 클럽을 마틴과 함께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마틴의 아내의 행적을 토대로 범행 동기와 아내의 범행 동조 여부를 밝히는 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마틴의 두 번째 아내인 누르 살만(30)은 연방수사국의 조사에서 범행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이를 단념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진술했다고 미국 <엔비시>(NBC) 방송 등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살만은 범행에 사용된 탄약을 구매했을 때 마틴과 함께 있었고, 사전 ‘정찰’를 위해 그와 함께 펄스 클럽에 동행한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연방수사국은 아직 살만을 체포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남편의 범행에 동조했는지, 범행 계획에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추가적인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계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살만은 마틴이 전 부인인 시토라 유수피와 이혼한 뒤 만난 두 번째 부인이며, 둘 사이에는 3살 아들이 있다.

마틴의 뚜렷한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마틴이 게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으며, 범행 장소로 고른 펄스 나이트클럽에도 자주 들렀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진 뒤 연방수사국은 마틴의 성 정체성이 범행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표면상으로 성 소수자들과 가깝게 지냈던 용의자가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 테러를 저지른 사건일 수 있다”며 “이는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뒤 미국의 반테러리즘 역사 15년 동안 유례 없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각) 올랜도 지역 메디컬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고의 생존자인 에인젤 콜론이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 올랜도/AFP 연합뉴스

당시 클럽 내부에서 일어났던 테러의 참상도 희생자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부상자들의 대다수가 치료를 받고 있는 올랜도 지역 메디컬 센터는 14일 의료진의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자리에 등장한 생존자 에인절 콜론은 “총성이 울리자 클럽 안에 있던 이들이 서로 붙잡고 뛰기 시작했다”며 다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누군가가 마틴을 제지하려 했지만, 몇 분 후 마틴만 돌아왔다”며 “마틴는 살육을 즐겼고 당시 무대에 있던 사람들이 죽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확인 사살’도 했다”고 전했다. 팔과 엉덩이, 다리 등 세 군데에 총상을 입었지만 통증을 참으며 죽은 것처럼 위장해 누워 있어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콜론은 “용의자는 너무 무자비하고, 잔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을 벌였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플로리다 병원에서 다리의 총상을 치료하고 있는 카터(20)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쓴 시를 낭송했다. 그는 “나만큼의 고통을 느낄 수 조차 없는, 49명의 불행한 희생자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다. 혼자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이 너무 무겁다”며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시로 전달했다.

지난 12일 총기 난사 테러가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건물 주위에 수사관들이 모여 있다.올랜도/AP 연합뉴스

올랜도 지역 메디털 센터는 기자회견에서 모두 2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의료진은 특히 중환자 6명 중 1~2명의 상태는 매우 위독하며, 테러로 인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마이클 치섬 박사는 “중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하고 있다”며 “이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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