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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13 15:56 수정 : 2016.06.13 22:08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미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뉴욕의 유명한 게이클럽인 ‘스톤월 인’ 바깥에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주변인이 전한 총기난사 용의자
사설업체 무장 경비원 10년 근무
평소 인종차별 등 극단적 발언
결혼 2년만에 부인 구타로 파경

마틴, 테러리스트와 연계 주장
FBI 두차례 조사 “혐의 못 밝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미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뉴욕의 유명한 게이클럽인 ‘스톤월 인’ 바깥에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은 평소에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증세를 보이거나 극단적인 발언을 자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2007년 10월부터 사설 경비업체인 ‘지포에스’(G4S)에 채용돼 플로리다주 남쪽 포트세인트루시에 위치한 은퇴자 리조트인 ‘피지에이(PGA) 빌리지’에서 무장 경비원으로 일해왔다. 마틴은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돌출적이거나 비정상적인 발언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던 직장 동료 대니얼 길로이는 12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에 “사건이 충격적이지 않았다. 곧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마틴은 항상 사람을 죽이는 얘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길로이는 또 마틴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비방을 일삼았다며 “그는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고 분노에 차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만난 여성과 2009년 결혼했지만, 부인을 구타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 2년 만에 이혼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그의 전 부인인 시토라 유수피는 이날 <워싱턴 포스트>에 짧았던 결혼생활을 얘기하며, 마틴이 학대하는 남편이었고 반복적으로 자신을 때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마틴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빨래가 다 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때리곤 했다”고 말했다. 유수피는 <뉴욕 타임스>에 마틴이 이슬람 교리를 준수하는 사람이었지만, 결코 테러조직이나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에게 공감을 나타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아프간 출신으로, 탈레반을 지지하는 등 강한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방송하는 <파얌 이 아프간> 채널에서 ‘듀란드 지르가 쇼’를 진행하면서 탈레반에게 감사를 표하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총기난사 사건 몇 시간 전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라는 동영상에서 아프간 대통령처럼 행동하며 군대와 경찰에 유력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마틴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해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충성 맹세를 하고 보스턴 테러 사건을 언급했지만, 아직까지는 테러단체의 지시를 받거나 소통해왔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 마틴의 아버지 세디크는 <엔비시>(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몇달 전 아들이 마이애미에서 두 명의 남자가 키스하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 아들이 그것 때문에 펄스 나이트클럽을 공격했을 수 있다”며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틴의 전 부인 유수피도 “그(마틴)가 동성애자에 대한 편협함을 분명하게 드러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틴이 근무했던 회사의 채용 과정이나 수사기관의 몇 차례에 걸친 테러 연루 관련 조사 과정에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마틴은 2007년 ‘지포에스’에 신규채용될 때와 2013년 재채용 때 두 번의 신원조회를 받았다. 지포에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07년 (채용 과정에서) 아무런 우려 사항이 없었다”며 “2013년에도 아무런 혐의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관 로널드 호퍼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마틴이 테러리스트와의 연계 가능성을 동료들에게 선동적으로 발언해 연방수사국이 2013년 마틴에 대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퍼 수사관은 “그의 말의 실체를 검증할 수 없어” 조사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다음해인 2014년에도 미국 내 자살폭탄범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조사했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퍼 수사관은 “접촉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고 실질적인 관계나 위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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