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못고친 자책”…박원순 시장, 페북에 반성문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구의역 사고 김군 빈소조문
“안전 업무 외주 안 맡길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밤 서울 지하철 구의역 안전문 사고로 숨진 김아무개(19)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페이스북에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외주에 맡기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작년에 이어 같은 사고였기에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 자책감이 더 크게 밀려왔습니다. 어떤 말도 글도 쉽게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관사가 꿈이었고, 유달리 책임감이 강했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립니다. 시민 여러분의 질책 또한 달게 받겠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라고 반성했다. 박 시장은 “엊그제 유가족을 찾았으나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어제야 비로소 만난 유가족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포스트잇에 쓰인 구의역 현장의 말들은 아프게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오늘 빈소에서 다시 만난 유족들 앞에서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은 형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마음 잊지 않고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산하기관의 외주 실태를 전수조사해 적어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외주에 맡기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2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청년문제 토크콘서트’에서 다시 구의역 사고를 사과했다. 박 시장은 “내 자식보다 나이가 어린, 청년의 죽음 앞에서 서울시장인 내 책임을 통감하고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다.

김원철 원낙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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