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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02 01:26 수정 : 2016.06.03 17:21

지난달 30일 오후 지하철 안전문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아무개군이 전동차에 끼여 숨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추모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최소 1천만원 싸…부실시공 가능성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안전문을 설치한 역사에서 더 많은 안전문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절감을 강조한 나머지 부실한 안전문 설치를 한 탓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겨레>가 입수한 ‘승강장 안전문 장애 감소 대책’ 문건을 보면, 최저가 입찰을 통해 안전문을 시공한 역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역 하나당 평균 166.8건의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낙찰제 방식을 취하지 않고 안전문을 설치한 역에서 발생한 장애 건수(역당 41.3건)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업체별로는 서윤산업이 시공한 안전문에서 한 해 212건(시공 완료 기준)의 장애가 발생했으며, 삼중테크(203.7건), 피에스에스텍(185.4건), 현대엘리베이터(133.2건) 순으로 장애 빈도수가 높았다. 이 문건은 안전문 공사업무 발주와 감독, 유지보수 용역업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전자사업소 승강안전문관리팀이 지난해 작성한 것이다.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안전문을 설치한 곳에선 승강장별 안전문당 설치비용이 1640만~2450만원으로, 그렇지 않은 방식(3370만원)을 취한 경우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했다. 단가를 맞추느라 부실한 안전문 설치 공사가 이뤄져 장애율이 더 높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저가 입찰과 그렇지 않은 민자 방식 등 두 가지 방식 시공에 모두 참여한 현대엘리베이터와 피에스에스텍의 경우, 최저가 입찰로 설치한 안전문에서 장애가 더 많이 발생했다. 최저가 입찰제가 반드시 부실 시공으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최저가를 써낸 업체를 우선적으로 심사하게 되면 부적격 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저가 입찰로 안전문 설치 공사를 맡았던 서윤산업과 피에스에스텍 등의 경우 공사 도중 부도가 나 다른 업체가 공사를 완료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2006년부터 관할 121개 역 가운데 98개 역에서 자체 공고를 내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안전문을 설치했다. 최저가 입찰에 참여해 안전문 설치에 참여한 업체는 현대엘리베이터, 삼중테크, 피에스에스텍, 서윤산업 등 4개 업체다. 이들 업체가 설치한 안전문은 이번 구의역 사망 사고 피해자 김아무개(19)군이 속한 은성피에스디(PSD)가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24개 역은 민자 방식으로 현대엘리베이터(18건)와 피에스에스텍(6건)에 맡겨 설치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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