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아들 죽음 풀어달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수리작업 도중 안전문(스크린도어)에 끼여 숨진 김아무개(19)군의 어머니(맨 왼쪽)가 31일 오전 구의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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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 직원 “실제론 1명 투입하고
작업확인서엔 2명 기재 지시”
서울메트로 “일일이 확인 어려워”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외주용역업체 은성피에스디(PSD)가 실제로는 현장에 작업자를 1명만 투입해 놓고선 서울메트로 쪽에는 ‘2인1조’로 작업한 것처럼 작업확인서를 상습적으로 조작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조작 여부와 함께 서울메트로 쪽에선 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의역에서 지난 28일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김아무개(19)군과 같은 업무를 맡고 있는 은성피에스디의 한 직원은 3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1시간 내 장애 처리 원칙 등을 지키기엔 시간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작업 현장에 혼자 가는 게 일상적이지만, 은성 쪽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서류에 두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며 사후에 한 사람의 이름을 더 쓰도록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성피에스디 직원도 “한 명이 장애 조처를 위해 나가고, 작업확인서에는 2명이 나왔다고 기록하는 것은 관행이다”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강남역 안전문 사고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해 8월31일, 은성피에스디의 업무지시용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립니다. 메트로 에이에프시(AFC·역무자동화) 운영실에서 앞으로 작업확인서 작성시 조치자는 2명 이상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연락왔습니다. 전자팀에서 지시가 나온 사항입니다. 참고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었다. 이를 두고 은성피에스디 직원은 “한 명만 나갔다가 조치자로 한 명만 적었던 직원들이 있어 주의 차원에서 회사 쪽 공지가 내려왔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성 쪽에선 “현재 조사 중이라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쪽은 “실제 작업 인원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이날 “직원들 진술만을 가지고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유가족분들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였다”고 사과하며 △정비시 서울메트로 직원이 입회해 2인1조 작업이 이뤄지도록 하고 △연말까지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열차가 진입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방준호 이재욱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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