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아무개군의 가방에 있던 스패너 등의 작업공구와 컵라면, 스테인리스 숟가락, 일회용 나무젓가락. 유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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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하철 안전문 사망사고
생일 하루 전 보수중 전동차에 끼여
협력업체 6명이 49개역 장애 처리
밥도 제때 못먹어 가방엔 컵라면
인력부족 탓 ‘2인1조’ 수칙 무용지물
작업 전 역무실에 보고도 못 한듯
“공기업 직원 될 희망에 버텼는데…”
“오늘이 아들 생일이에요. 어제 가족들이 같이 축하해주기로 했는데….”
29일 아들의 주검이 안치된 건국대병원에서 만난 아버지 김아무개(50)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아들(19)은 전날 28일 오후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고장난 안전문(스크린도어)을 고치다 승강장에 들어오는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오후 5시55분 안전문을 열고 승강장에 진입하고 2분 뒤인 57분 사고를 당했다.
김군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0월, 지하철역 안전문 유지보수 업체 은성피에스디(PSD)에 취직했다. 김씨는 “(아들이) 취직이 늦어 마음고생을 하다, 취직하고 너무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군은 퇴근 뒤 매일 ‘파김치’가 됐다. 은성피에스디는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협력업체로, 서울메트로 관할 121개 스크린도어 설치역 가운데 97개역 안전문 유지보수를 맡아왔다. 업무시간(오후 1시~밤 10시)에는 10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50개 가까운 역을 맡은 적이 허다했다. 김군의 어머니는 “인원이 적은데 수리 갈 곳은 계속 나오니까 아들이 밥도 잘 못 먹는다고 얘기했다. 근무시간이 넘게 근무한 적도 많았다”고 가슴을 쳤다.
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아무개(19)군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여 숨졌다.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진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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