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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26 11:02 수정 : 2016.05.26 15:14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2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노래방 건물 공중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아무개(34)씨를 살인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이날 오전 검찰에 신병이 인도되기 전에 피의자 김씨는 “피해자에게는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 피해자의 나이가 어린데 저의 범행으로 인해서 (살해돼)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도 인간이니까, 나름대로 마음의 그런 부분들은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성혐오 범죄가 조명되는 등 파장이 커진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런 일들이 저 말고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경찰서를 떠났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앞서, 김씨는 1분여간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송치 후 브리핑에서 “김씨가 범행 당일인 17일 체포돼 범행사실 일체를 자백했고, 피의자의 이동행적도 폐회로텔레비전(CCTV)를 수사해 전부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씨를 검거할 당시에 혈흔이 묻은 점퍼와 바지, 범행도구인 주방용 칼을 압수했고, 국과수 감식결과, 피해자의 디엔에이(DN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범행 이틀전부터 범행 장소와 시간대를 미리 정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라는 논란이 인 바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의 여성혐오 징후는 범행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손톱깎이를 구입했는데,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서 버린 적이 있고, 고등학교 시절 학교를 지각했을 때 ‘등굣길에 여학생들이 길을 막아서 그랬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2회에 걸친 프로파일러의 심리면담 분석결과, 지난해 8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지난 1월 퇴원 후, 조현병 약 복용을 중단했다. 이에 망상이 심해지면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을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경찰은 심리상담전문가를 통해 심리안정을 위해 유가족에게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장례비를 지원했고, 앞으로 유족 구조금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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