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21 17:04
수정 : 2016.05.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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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TV, 강남역 추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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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언제나 피해자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자신의 일로 받아들여”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화장실 살인사건‘이 하나의 사회 현상을 만들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 표적이 돼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추모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피의자 김모(34)씨가 여성에 대한 반감과 피해망상으로 희생자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김씨의 정신분열증에 따른 ’묻지마 범죄‘로 보고 있지만, 많은 시민들은 한국사회에 여전한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집약적으로 드러낸 ’여성 혐오‘ 범죄로 규정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혐오로 피해자를 살해했느냐보다 이 문제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며 ”여성들은 성차별적 사회에서 여성누구나 죽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은 성차별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왔다“며 ”여성이기 때문에 죽을 수도, 맞을 수도,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찬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교수는 ”한국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여성 노동력이 필요해져 담론 수준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실제로 여성의 지위는 그다지 변화하지 않았다“며 ”여성들이 현실과 담론 간 괴리를 느끼던 차에 이번 사건을 보고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흔히 강력범죄는 극단적 장소나 상황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밥 먹다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가는 일상 행위로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충격일 것“이라며 ”누구나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이를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추모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3분의 1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다“며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강제로 치료 명령을 내리는 등 이들에 대한 형사정책적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체 차원에서는 ’남혐‘(남성 혐오)과 ’여혐‘(여성 혐오) 등으로 갈라진 상황을 깨기 위한 공적 토론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찬숙 교수는 ”무턱대고 ’남자들 문제 있어‘라고 하면 반발만 더 키울 수 있고사태가 원색적으로 갈 수도 있다“며 ”법적 처벌보다는 각자 입장과 사회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이런 식의 범죄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리고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사회통합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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