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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8 21:45 수정 : 2016.05.24 14:32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처음 보는 낯선 남성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18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에 추모글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국화꽃을 놓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대 여성 이유없는 피살 뒤
누리꾼 제안으로 시민들 동참
SNS서도 리트위트 수천건 달해

“여성이란 이유로 살해된다면 이 거리의 저 역시 우연히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18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국화꽃이 놓이고 수백개의 포스트잇 메시지가 나붙었다. 포스트잇에는 전날 새벽,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처음 보는 낯선 남성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내용이 저마다의 글씨로 빼곡했다.

이날 포스트잇 추모는 ‘묻지마 살인’으로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한 누리꾼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 17일, 30대 남성 김아무개씨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했다”는 이유로 처음 보는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묻지마 살인’이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보도를 접한 한 누리꾼은 ‘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0517am1)라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여성 폭력·살해에 이제 사회가 답해야 할 차례”라며 “강남역 10번 출구에 국화꽃 한 송이와 쪽지 한 장을 적어 피해자를 추모하자”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메시지는 18일까지 6200회 넘게 리트위트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이날 강남역엔 여성혐오 범죄 피해자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단순한 애도를 넘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며, 온·오프라인에서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3’는 이 사건이 언론에서 보도하는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아니라 여성혐오 범죄임을 알리자는 의미에서 이날 오후 5~6시 ‘강남살인남’을 검색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는 21일 저녁 강남대로에서 ‘여성혐오 범죄 추모’ 촛불집회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씨의 진술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김씨가 ‘여성혐오’를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김씨가 2008년부터 정신분열증·공황장애 등으로 4차례에 걸쳐 입원한 기록이 있다”며 “알려진 대로 ‘묻지마 살인’ ‘여성혐오 살인’으로 단정짓기는 (아직까지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한솔 박수지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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